행복으로의 초대 05 쾌락지옥 [v1.12]
본문
난 우물안 개구리의 삶을 살아온 전형적 사례이다.
판단력이 제대로 서기 이전 유년기 시절부터 주입식 교육을 받아 온 모든 지식들, 예를 들어 과일/사과/빨간색 등의 언어적 소통수단으로 쓰이는 사회적 통념 사이에 교묘하게 섞여 있는 선입견들까지 모조리 일반상식으로 뿌리내려진 채 성인이 되어버린 온실 속 화초같은 존재인지라 사회생활하면서 거쳐가는 그 흔한 단란주점 조차 마음 한 켠으론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곤 했다.
[ 단란도 나름의 여독을 풀기 위한 사회적 장치였던 샘이다. ]
그야말로 주입식 교육의 폐해랄까,
퇴폐 혹은 불량, 흔히 말하는 나쁜 범주에 속하는 것들은
말 그대로 ‘나쁜’ 것으로 인식해 왔다.
지금도 바로 윗문장에서 보이는 것처럼 은연중에 ‘나쁜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해서 서술하고 있는 것이 뼛속까지 세뇌당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겠다.
[ 책을 많이 읽은 독서가보다 단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이 더 무서운 법이다. ]
물론
이제는 이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는 깨어있게 되었지만
그런 나를
그랬던 나를
달인은 타락의 중심,
태풍의 눈으로 던져 넣었다.
[ 무대란 관객이 침범해선 안 되는 곳이 아니었던가 ]
나를 둘러싼 전라의 여성들이 예닐곱.. 아니,
족히 열 명은 넘을 듯 한 알몸들이 생각할 겨를조차 주지 않고 관능적인 몸놀림으로 내 온몸을 훑으며 교태를 부리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관객석에 있던 내가 무대 중심에 눕혀져 쇼의 게스트가 되고 만 것이다.
[ 3 : 1 도 모자라 이젠 10 : 1 이라니.. ]
허우적대는 갈 곳 잃은 손은 이 가슴 저 가슴에 채이다 누군가의 은밀한 곳에 닿자 손가락은 본능적으로 젖은 곳을 탐하고 또 다른 한 손은 누군가를 쓰다듬는 사이 젓들 사이로 흩뿌려지는 돈다발이 시야를 덮는다.
응?
돈다발??
헉..! 설마 달인 너..!!
그 설마가 마사까다.
달인이 팁 정도가 아니라 아예 다발을 뿌린 것이다.
오직
이 한 순간을 위해서.
다시 오지 않을
이 끝내주는 한 순간을 위해서 말이다!
누워있는 나를 둘러싼 알몸의 여성들과
그 위로 흩날리는 지폐들.
영화에서조차 이렇게 파격적인 쇼는 본 적이 없는데
심지어 나를 중심으로 한 실.제.상.황.이라니!!
그 어떤 경탄도 이를 표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리라.
그야말로
快樂地獄
쾌 락 지 옥
그렇게 달인은
선입견으로 꽉 막혀 있던 나에게
살아있는 참 세상을 보여주었다.
[ 참세상이란 참으로 바람직하고 좆은 것이다. ]
퇴폐의 향연과도 같은 향락가를 누비며
말이나 글이 아닌,
살아 숨쉬는 그녀들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내게 씌여 있던 색안경을
거침없이 벗겨내 버렸다.
궁극의 쾌락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행위예술과도 같은
이 관능적이고 순수한 뒤엉킴들이
예상외로 너무나 상냥했고,
그만큼 내 온 몸 구석구석을 탐하는
그녀들에게 고마움이 절로 피어났다.
찰나와도 같은 이 짧은 순간
극강의 쾌락 속에서도
잠시나마 서로 교감이 오갔고
고마운 만큼 상냥한 손길로
사랑을 담아 서로에게 보답했다.
이전에도 얼핏 느꼈던 부분인데
이 나라의 특성인 건지
이 지역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지만,
접객과 손님 구분 없이 모두 함께 즐긴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았었는데
이 곳 역시 다르지 않았다.
장소나 의상, 취지만으로 봐서는
이 이상 퇴폐적이기 힘들만큼 혼돈의 도가니임에도
왜일까,
조금도 저속하다거나 퇴폐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이 혼돈마저 순수하게 느껴질 정도로
열정적이고 건강한 에너지를 뿜어냈다.
이러한 이들의 숨김 없는 본능의 표출과 꾸밈 없는 모습들이 오히려 거짓 없이 투명한 마음을 그대로 투영한 것 같아 되려 더 생기 있어 보이기까지 했다.
솔직히 말 해,
일반인들보다 훨씬 낫다고 보였다.
겉과 속이 다르고 그 음흉한 속내를 알 수 없는
소위 말 하는 점잔 떠는 십선비들보다 이들이 더,
훨씬 더, 몇 배는 더 건강하고 밝은 미소를 지녔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달인을 통해
실제로 몸소 이들을 가까이에서 만나고
살을 맞대고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섣불리 다가가지 못 하도록 온갖 부정들로 겹겹이 둘러싼 철벽 너머로 숨어있던 금단의 화원.
어쩌면 타락이야 말로
참 된 삶으로 거듭나는 특효약이 아닐까.
행복으로의 초대 06 에서 계속..
댓글목록22
균이님의 댓글
경외롭고 신비할 따름이오
축하합니다. 첫댓글 포인트 98현금봉투를 획득하였습니다.
Mins아빠님의 댓글의 댓글
여러모로 부럽습니다ㅜ
아이님의 댓글의 댓글
어지간한 꿀잼소설 저리가라에요.
toqurk님의 댓글
아이님의 댓글의 댓글
트리플님의 댓글
이정도면 쾌락 지옥이 아니라 천국이죠
축하합니다. 행운의 포인트 476현금봉투를 획득하였습니다.
김철용님의 댓글의 댓글
아이님의 댓글의 댓글
정확히조준님의 댓글
어디서 이런 귀한 사진을ㅋㅋ
시각자료를 찾기 위해 고생하셨을 ai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추억 +1 되었습니다
아이님의 댓글의 댓글
수고한 보람이 있군요.
즐감하셨길 바랍니다.
축하합니다. 행운의 포인트 59현금봉투를 획득하였습니다.
하야님의 댓글
리얼감이 충만해요
아이님의 댓글의 댓글
창작이 아닌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쿠릉이님의 댓글
아이님의 댓글의 댓글
오길호님의 댓글
축하합니다. 행운의 포인트 218현금봉투를 획득하였습니다.
아이님의 댓글의 댓글
바보이님의 댓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힐링 되지가 않아요
끝나고 나면 괜히 돈 썼다는 공허만 남습니다
아이님의 댓글의 댓글
얼마나 마음을 다해 모시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지긴 하죠.
축하합니다. 행운의 포인트 45현금봉투를 획득하였습니다.
세크티님의 댓글
아이님의 댓글의 댓글
정신 똑바로 붙잡으셔야 할 겁니다.
물론 젓들도 잡으시고요ㅋㅋㅋ
달인소비님의 댓글
사우디지옥님의 댓글
무대에는 이미 쾌락에 매혹되어 자연스럽게 이끌려갔는데
당혹감
부끄러운 주변인들의 시선
소비형에 대한 작은 오해
(아 이거 약간 부끄러운데... 망신아니야...?)
무지의 소치에 자신의 실수를 반성하며, 현실에 대한 납득..
그리고 인정 하고 쾌락추구
저는 저를 버렸습니다.
이제 남은건 달인 뿐입니다.
- 조르니 할까 홍 -